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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망

작성일 : 2010.10.12 10:13:54 조회수 : 810
위장망


  503방공포는 부대가 신설되어 각 분초에 내무반만 덩그렇게 지어져 있고
내부는 관물대만 있을뿐 아무것도 없다 모두가 다 우리가 아무런 재료도 없이 손수 구해서 만들어야 한다

  하루는 못 2개와 위장망을 갖다 주면서 내일 중으로
신발장과 위장망을 덮을 수 있도록 시설을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우리는 주변의 빈 창고에 가서 벽체와 천정에 있는 합판을 훔쳐서
신발장을 만들었는데 위장망 설치시설이 문제다

  그래서 난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참들께 나의 의견을 말했다
저녁에 들판에 나가 비닐하우스를 만드는 파이프를 훔쳐와 둥글게 굽히면 멋지게 위장망을 덮을 수 있다고...

  고참들도 나의 의견에 동감을 하고 저녁 늦게 작전에 돌입했다 깜깜한 밤 아무도 없는 들판에 하우스를
만들기 위하여 구입해 놓은 파이프를 아무도 모르게 훔쳐와 아주 멋있고 깔끔하게 위장망 설치 작업을 완료했다

  다음날 포대장과 소대장 인사계등이 위장망 설치완료 검열을 하는데 우리분초에 오시더니
깜짝 놀라며 어떻게 이렇게 좋은 발상을 했냐며 칭찬이 대단했다 그리고 포대장이 각 분초에 연락을 하여
당장 우리 3분초를 방문하여 확인하고 당장 3분초와 동일하게 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각 분대장이 우르러 우리분초에 몰려왔다 다른 분초는 모두가 하나같이 파이프 대신
대나무를 굽혀서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농민들께 많은 피해를 입혀 죄송하기 그지없다

  부대가 처음 창설되어 농민들이나 인근주민들이 가족 대하듯 우리에게 잘해 주었으며
특히 나는 빨래를 하러 마을 우물가로 내려가면 동네 아줌마들께서 비켜라 꼭 동생 같아 도저히 못 보겠다
하며 빨래를 대신 해주던 그 아줌마가 지금 생각해도 고맙다 옛 날에는 우리가 잘 살지는 못해도 마음만은
순수하고 아름다웠는데 지금은 너무 이기적으로 변하여 못내 아쉽고 그 시절이 그리워 진다

                                            경우수맥(www.kysumack.com) 김용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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