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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금, 공무원은 봉?’ 천안함 이어 연평도까지

작성일 : 2010.12.07 16:53:49 조회수 : 887
‘또 모금, 공무원은 봉?’ 천안함 이어 연평도까지

경찰청이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한 희생자 유족들을 돕는다며 전국 경찰공무원들을 상대로 직급별 성금 모금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과거 천안함 침몰 등 대형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계속되는 반강제적 할당 방식의 모금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연평도 주민의 조기생활 복귀를 위한 성금 모금’ 동참을 위해 직급별 성금 할당액을 기재한 ‘업무연락’을 지난 1일 각 지방경찰청에 내려 보냈다.

문서에 적힌 성금액은 경사 이하(순경·경장·경사, 7~9급)는 3000원, 경위·경감(6급) 5000원, 경정(5급) 1만원, 총경(4급) 3만원, 경무관(3급) 이상 5만원 등이다.

경찰은 업무연락에서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듯 ‘반드시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 모금할 것’과 ‘모금 결과를 이메일로 통보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렇게 해서 6일 현재 전국에서 모아진 성금은 3-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마땅히 쉴 곳도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한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며 “전국 경찰의 90% 이상이 성금 모금에 동참하는 등 호응도가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의 목소리는 이와 다르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직급별로 할당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과 이같은 모금방식은 되레 기부의 의미마저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경찰 공무원은 "기부액 한도를 3000원으로 정한 이유부터 잘 모르겠다"면서 "좋은 뜻인지는 알지만 이런 (강압적) 방식의 모금은 기부자와 유족들 모두 명예를 더럽히는 짓"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다른 경찰공무원은 "농·어촌 생활이 어려워도 공무원, 노인 요양시설이 불에 타도 공무원, 동료가 상을 당하거나 입원해도 공무원, 천안함 사태에도, 그리고 연평도가 포격을 당해도 공무원 성금으로 때운다"면서 "‘성금’이란 마음에서 우러나야 하는 것인데, 그런 돈을 ‘공문’을 통해 자발적으로 모은다니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이어 "연평도가 북한의 포격을 받았고, 주민들이 피난을 나왔다. 그리고 현재 찜질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찜질방 요금도 정부의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찜질방 사장님의 자비로 이루어진다니 정말 이 정부는 대책이 없다"면서 "G20이 어떻고 국격이 어떻고 논하던 나라가 북한의 포격으로 벌어진 국가적 차원의 피해에 아니나다를까 또 공무원과 국민의 성금을 약방의 감초처럼 들고 나온 것이 이제는 그리 놀랍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성금액을 정해놨다고 해서 반드시 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이는 정식 공문도 아닌 업무연락을 통해 자세히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강제성이 있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성금 모금은 올 초 천안함 사고 당시에도 있었다. 당시 서울경찰청과 경기경찰청 등 지방경찰청은 비슷한 방식으로 성금액을 모금했으며, 국방부와 경남도와 부산시 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비슷한 모금 방식으로 직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으로 참여를 유도한 것"이라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연평도 피해자를 전 국민적으로 돕자는 차원에서 비롯된 선의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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